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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전 마시는 비트 주스, 수영 기록 단축 효과는 미미... 엘리트 선수 12명 분석

운동 전 마시는 비트 주스, 수영 기록 단축 효과는 미미... 엘리트 선수 12명 분석

물속에서 0.1초의 벽을 넘기 위해 수영 선수들은 고강도 훈련은 물론 식단 관리에도 사활을 건다. 특히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 주스는 운동 효율을 높여준다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선수와 동호인들 사이에서 필수 음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과연 이 붉은 주스가 실제 경기에서 마법 같은 기록 단축을 선물할 수 있을까.

국제 스포츠 영양 및 운동 대사 학술지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엘리트 수영 선수 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관찰 연구다. 연구진은 무작위 이중 맹검 방식을 통해 비트 주스 섭취가 실제 경기와 유사한 환경에서 기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밀하게 분석했다.

실험에 참가한 선수들은 경기 시작 2시간 전 고농축 비트 주스 140밀리리터를 마시고 200미터 자유형을 전력으로 두 차례 헤엄쳤다. 결과는 예상보다 차분했다. 비트 주스를 마셨을 때의 첫 번째 기록은 117.2초였으며, 가짜 음료를 마셨을 때의 116.7초와 비교해 오히려 미세하게 느리거나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60분의 휴식 후 이어진 두 번째 경기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두 집단 모두 117.8초를 기록하며 소수점 단위까지 동일한 성적을 냈다. 비트 주스가 지친 근육의 피로 회복을 도와 두 번째 시도에서 체력 저하를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신체 내부의 생리학적 지표 역시 잠잠했다. 근육의 피로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혈중 젖산 농도는 물론, 선수가 몸으로 느끼는 힘든 정도를 점수화한 주관적 운동 강도 수치에서도 두 집단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비트 주스의 질산염 성분이 혈관을 확장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는 이론적 장점이 실전 기록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마치 이미 최상의 컨디션으로 관리된 경주용 자동차에 고성능 연료 첨가제를 넣었을 때 속도 변화가 거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이미 신체 능력이 정점에 도달하고 산소 대사 효율이 극대화된 엘리트 선수들에게는 비트 주스가 주는 추가적인 이득이 매우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의 여러 연구가 비트 주스의 효능을 입증했음에도 이번 실험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대상자의 숙련도 차이에 있다. 일반인이나 아마추어 선수들은 질산염 섭취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훈련량이 압도적인 엘리트 선수들은 이미 혈관 건강과 근육 효율이 최적화되어 있어 보조제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록 단축을 꿈꾸는 선수나 동호인이라면 무작정 유행하는 음료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훈련 수준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만약 비트 주스 효과를 시험해보고 싶다면 경기 당일 처음 시도하는 것보다 최소 일주일 전부터 훈련 중에 섭취하며 몸의 반응을 살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효과적인 섭취를 원한다면 운동 시작 2~3시간 전에 마시는 것이 질산염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데 가장 유리하다. 또한, 단순한 채소 주스보다는 질산염 함량이 400밀리그램 이상으로 규격화된 고농축 제품을 선택해야 신체에 유효한 자극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 *Acute Beetroot Juice Supplementation and Repeated Maximal Effort in Elite Swimmers: A Randomized Double-Blind Study.* (관찰연구)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