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호르몬 수치와 운동 효과의 상관관계: DHEA-S가 지구력 향상의 열쇠일까?**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몸의 변화가 더디게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여성은 생리 주기나 호르몬 변화가 운동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과연 내 몸속의 남성 호르몬 수치가 운동을 통한 체지방 감소나 체력 향상 폭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국제 학술지 '생리학 보고서(Physiological Reports)'에 흥미로운 관찰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규칙적인 생리 주기를 가진 여성 18명과 복합 경구 피임약을 복용 중인 여성 8명 등 총 26명의 폐경 전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약 8주 동안 두 번의 생리 주기에 맞춰 중강도 지속 운동 훈련을 소화하며 신체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8주간의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여성의 몸속 안드로겐 수치를 급격하게 변화시키지 않았다. 흔히 운동을 하면 남성 호르몬이 치솟아 체형이 남성적으로 변할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안드로겐 농도는 훈련 전후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적당한 강도의 지구력 훈련이 여성의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자극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 성과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포착되었다. 참가자들의 최대 산소 섭취량은 평균 0.05L/min 증가하며 심폐 능력이 개선되었다. 최대 산소 섭취량은 우리 몸이 운동 중 사용할 수 있는 산소의 최대치를 뜻하며, 이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자동차의 엔진 성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데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 황산염(DHEA-S)'이라는 호르몬의 역할이다. 분석 결과, 훈련 전 DHEA-S 수치가 높았던 여성일수록 최대 산소 섭취량의 향상 폭이 더 컸다. DHEA-S는 우리 몸에서 다른 성호르몬을 만드는 원료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즉, 기초적인 호르몬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을수록 지구력 훈련의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근력과 순발력을 측정하는 수직 점프 높이와 최대 등척성 근력에서는 호르몬 수치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게 나타났다. 초기 데이터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점프력 향상이 더디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으나,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고려해 통계치를 조정하자 이러한 상관관계는 사라졌다. 결국 순발력 향상에 결정적인 것은 호르몬 수치 그 자체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근육의 질과 양이라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여성의 운동 적응 능력이 단순히 테스토스테론 하나에 좌우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남성 중심의 연구가 많아 여성의 호르몬 지표와 운동 효과의 관계를 명확히 알기 어려웠으나, 이번 연구는 DHEA-S와 같은 지표가 여성의 운동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다만, 8주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과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변화를 일반화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최소 8주 이상의 꾸준함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리 몸의 호르몬 체계와 심폐 능력이 운동에 적응하고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는 최소 두 번의 생리 주기를 포함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호르몬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체성분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실질적인 운동 퍼포먼스 향상에 유리하다.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듯, 근력과 순발력은 호르몬 농도보다 근육량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주 3회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함께 적절한 근력 운동을 병행하여 몸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 *Associations between androgen levels and endurance training-induced changes in body composition and physical performance in premenopausal females.* (관찰연구)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