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의학

**코로나 후유증의 '보이지 않는 벽',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신체 기능의 객관적 한계였다**

**코로나 후유증의 '보이지 않는 벽',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신체 기능의 객관적 한계였다**

계단을 오르기만 해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일터로 복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단순히 의지가 부족하거나 기력이 쇠한 것이라 치부하기엔 일상의 무력감이 너무나 깊고 거대하다. 주변에서는 외관상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로 꾀병 취급을 하기도 하지만, 몸 안에서는 이미 엔진이 고장 난 것과 다름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스포츠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스포츠 메디신 오픈'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들의 신체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교 스포츠의학부 연구팀은 심각한 코로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심폐 운동 검사'를 실시하는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실제 운동 능력이 직장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수준인지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자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만성 피로 증후군 진단 기준을 충족했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전체 환자의 66%가 객관적인 근로 불능 상태에 해당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체중 1kg당 최대 산소 섭취량이 15mL 미만이거나 최대 출력이 1W 미만인 경우를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기능적 한계치로 보았다. 이는 우리 몸의 엔진 효율이 일상적인 노동을 견딜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만성 피로 증후군 동반 여부에 따라 신체 능력의 격차가 뚜렷했다. 만성 피로 증후군을 동반한 환자군의 최대 산소 섭취량은 13.0으로, 비동반 환자군의 15.4보다 현저히 낮았다. 최대 출력 또한 0.9W로 비동반 그룹의 1.1W에 미치지 못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엔진의 마력 자체가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연료 효율까지 급격히 떨어진 상태와 같다.

심장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산소 맥박 또한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군에서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산소 맥박은 심장이 한 번 뛸 때 근육으로 전달되는 산소의 양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심혈관계와 근육의 산소 활용 능력이 동시에 저하되었음을 뜻한다. 이러한 수치들은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장애 정도와도 매우 밀접하게 일치했다.

실제 고용 상태와의 연관성도 확인되었다. 병가를 내고 쉬고 있는 환자들의 최대 산소 섭취량은 13.3에 불과했으나, 직장 복귀를 준비 중인 이들은 16.0, 현재 근무 중인 이들은 18.0으로 측정되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 후유증 환자의 신체적 제약이 단순히 심리적인 요인이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산소를 활용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의 결함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에 환자 집단을 관찰한 코호트 연구이므로 코로나 후유증이 직접적으로 이러한 수치 저하를 일으켰다는 '인과관계'를 확정 짓기에는 한계가 있다. 즉, 신체 능력 저하가 후유증 때문인지, 혹은 오랜 투병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 때문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일반적인 장기 검사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의 고통을 심폐 운동 검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후유증을 겪고 있다면 무리한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신체 한계치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무리한 활동 후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운동 후 피로 유발' 증상이 있다면, 최대 심박수의 60~70%를 넘지 않도록 활동량을 조절하는 '페이싱' 전략이 필수적이다. 만약 일상 복귀가 어렵다면 단순한 휴식을 넘어 스포츠의학 전문의를 통해 자신의 최대 산소 섭취량과 심폐 기능을 정밀하게 점검받는 것이 복귀 시점을 결정하는 과학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 *Cardiopulmonary Exercise Testing Reveals Functional Limitations and Work Disability in Severe Post-COVID-19 and ME/CFS Patients.* (코호트 연구)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