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의학

**고산 등반 전 찬물 입수 훈련의 반전, 산소 부족 해결엔 효과 없고 심장 부담만 키운다**

**고산 등반 전 찬물 입수 훈련의 반전, 산소 부족 해결엔 효과 없고 심장 부담만 키운다**

해발 4,000m가 넘는 고산 지대 정복을 꿈꾸는 등산객들은 출발 전 몸을 극한의 상태로 몰아넣으며 적응 훈련에 매진하곤 한다. 특히 차가운 얼음물에 몸을 담그는 행위가 신체의 저항력을 높여 고산 지대의 희박한 공기 속에서도 숨이 덜 차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동호인들 사이에서 정설처럼 퍼져 있다. 하지만 추위를 견디는 능력이 산소 부족을 견디는 능력으로 이어진다는 이른바 '교차 적응'의 실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지 모른다.

미국 생리학회지(Am J Physiol Regul Integr Comp Physiol)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찬물 적응 훈련이 고지대 운동 능력과 고산병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관찰연구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고산 환경과 유사한 저압 저산소 상태를 조성한 뒤, 찬물 입수 훈련을 반복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생체 반응을 정밀하게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섭씨 12도의 차가운 물에 10분간 몸을 담그는 훈련을 6회 반복하자 참가자들의 신체는 추위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찬물 속에서 급격하게 치솟던 최대 분당 환기량(폐로 들이마시는 공기량)이 약 20% 감소했고, 10분간의 평균 환기량 역시 31%가량 줄어들며 호흡이 안정되는 듯했다. 이는 신체가 찬물이라는 스트레스 요인에 익숙해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찬물 적응 효과는 해발 약 4,100m의 고산 환경에 들어서자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에서 중강도 운동을 실시했을 때, 찬물 훈련을 받은 그룹은 오히려 대조군보다 분당 환기량이 3.8리터 더 높게 나타났다. 더 많은 공기를 마시려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혈액 속 산소 농도를 나타내는 혈중 산소 포화도는 76% 수준에 머물며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심장의 부담은 오히려 가중되었다. 찬물 훈련을 거친 이들은 고지대 노출 시간과 관계없이 운동 중 심박수가 대조군보다 분당 평균 5회 더 높게 측정되었다. 이는 신체가 산소 부족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심장과 폐에 더 큰 과부하를 걸고 있다는 신호다. 결국 3.2km 달리기 수행 능력이나 두통, 어지러움 등을 동반하는 급성 고산병 증상 수치에서도 찬물 훈련의 이점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특정 환경 스트레스(추위)에 적응한다고 해서 다른 환경 스트레스(저산소)에 대한 저항력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시사한다. 오히려 찬물 적응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율신경계의 변화가 고산 지대 특유의 생체 반응을 방해하거나 초기 신체 부담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기존의 '교차 적응' 가설이 모든 환경 조건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따라서 고산 등반을 준비한다면 찬물 샤워나 입수 같은 비과학적인 훈련에 의지하기보다 검증된 방식을 택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해발 고도를 하루에 300~500m씩 천천히 높이며 신체가 산소 농도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또한 고지대에서는 평소보다 물 섭취량을 1.5배 이상 늘리고, 철분 수치를 미리 점검하여 적혈구가 산소를 원활히 운반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훨씬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 *High-Altitude Exercise Performance and Acute Mountain Sickness Unchanged Following Cold Water Habituation.* (관찰연구)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