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과학

**달릴 때 엉덩이가 처진다면? 고관절 건강 위협하는 '기능적 이형성증' 주의**

**달릴 때 엉덩이가 처진다면? 고관절 건강 위협하는 '기능적 이형성증' 주의**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달리기를 끝낸 뒤, 유독 한쪽 고관절 주변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 결과는 정상인데도 달릴 때만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근육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실제로 달리는 역동적인 순간에는 멈춰 서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뼈의 움직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학술지 '정형외과 실험 저널(J Exp Orthop)'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고관절 통증이 있는 성인 19명(고관절 38개)을 대상으로 진행된 코호트 연구다. 연구팀은 3차원 동작 분석과 골반 방사선 검사를 결합해, 달리는 중 발생하는 골반의 움직임이 고관절의 구조적 안정성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정밀하게 추적했다.

연구 결과, 달릴 때 지면을 딛지 않는 쪽의 골반이 아래로 처지는 '골반 처짐' 현상과 디디는 쪽 다리가 안으로 모이는 '허벅지 안쪽 모임'이 고관절의 보호막을 얇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들은 달리는 동안 평균적으로 골반이 4.6도 처지고, 허벅지 뼈가 5.3도 안쪽으로 모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미세한 각도 변화는 고관절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지표들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정지 상태에서는 정상 범위에 있던 고관절도 달리는 순간에는 뼈의 머리 부분을 덮어주는 비구(소켓)의 면적이 좁아지며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다. 비유하자면 비바람을 막아주던 지붕이 갑자기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집 안으로 들이치는 비를 막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다.

통계적으로 보면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고관절을 덮어주는 각도인 측면 중심-가장자리 각도는 달리는 동작 중에 평균 4.8도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정지 상태에서는 0%였던 고관절 이형성증(소켓이 뼈를 충분히 덮지 못하는 상태) 진단 비율이 달리는 역동적인 상황에서는 18%까지 치솟았다. 특히 고관절 소켓의 경사도를 나타내는 셔프 각도 지표는 무려 76%의 고관절이 이형성증 범위에 해당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서 있을 때는 구조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고관절이라도, 잘못된 달리기 자세와 결합하면 '기능적 이형성증'이라는 잠재적 위험 상태에 놓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번 결과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분석한 코호트 연구이므로 골반의 움직임이 고관절 질환을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확정 짓기에는 한계가 있다. 즉, 골반 처짐과 고관절 구조 변화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 고관절 통증이 있는 러너라면 단순히 통증 부위만 살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달리기 자세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골반이 1도 처질 때마다 고관절 보호 각도가 약 0.92도씩 정비례하여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골반의 수평을 유지해 주는 중둔근 등 엉덩이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 달릴 때 고관절은 더 큰 압박과 구조적 불안정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달리기 자세를 촬영해 골반이 좌우로 과하게 흔들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분당 발걸음 수(케이던스)를 현재보다 5~10% 정도 높이는 것을 추천한다. 보폭을 좁히고 발걸음을 빠르게 가져가면 지면에 닿는 순간 발생하는 충격력을 줄이고 골반이 아래로 처지는 현상을 억제하여 고관절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 *Introducing functional dysplasia: Dynamic pelvic mechanics during running reduce femoral head coverage.* (코호트 연구)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