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의학

**노년기 뇌 건강을 위한 운동의 역설, 고강도 운동보다 꾸준한 관리가 해마를 지킨다**

**노년기 뇌 건강을 위한 운동의 역설, 고강도 운동보다 꾸준한 관리가 해마를 지킨다**

나이가 들면서 깜빡하는 기억력 때문에 영양제를 찾거나 걷기 운동을 시작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어제 있었던 일이나 지인의 이름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을 때면 혹시 내 뇌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하곤 한다.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조건 숨이 턱에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이 정답일지, 아니면 꾸준한 산책만으로도 충분할지는 모든 노년층의 공통된 숙제다.

스포츠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스포츠 메디슨(Sports Med)'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노년기 운동 방식이 실제 뇌 부피와 인지 기능에 어떤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끈질기게 추적했다. 연구팀은 70~77세 어르신 10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시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고강도 인터벌 운동 그룹, 중강도 지속 운동 그룹, 그리고 국가 신체활동 지침을 따르는 대조군으로 나뉘어 5년간의 운동 프로그램과 이후 4년간의 추적 관찰까지 총 9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

연구 결과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강할수록 좋다'는 상식에 경종을 울린다. 9년간의 추적 결과,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한 그룹이 오히려 국가 지침을 따른 대조군보다 기억력의 핵심 저장소인 해마 부피가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는 마치 우리 뇌의 '중앙 도서관'과 같은 곳인데, 고강도 운동이 이 도서관의 크기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님을 시사한다. 실제로 모든 참가자를 통틀어 해마 부피의 감소가 클수록 언어 기억력 점수 또한 낮게 측정되었다.

하지만 운동의 긍정적인 측면도 명확했다. 인지 기능의 척도 중 하나인 후각 식별 능력에서는 중강도 지속 운동 그룹이 대조군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냄새를 잘 구별하는 능력은 치매 전조 증상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비록 해마의 크기 자체는 줄었을지라도,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지속한 이들은 뇌의 기능적인 연결성이나 감각 처리 능력에서 이점을 챙긴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9년 전 연구 시작 당시의 체력이 9년 후의 뇌 상태를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연구 초기 최대 산소 섭취량(심폐 지구력 지표)이 높았던 노인일수록 9년 뒤 대뇌 피질 부피가 더 컸고 시각적 변별 능력도 우수했다. 이는 젊은 시절 혹은 노년기 초입에 쌓아둔 '체력 자산'이 노년 후반기 뇌 건강을 지켜주는 든든한 보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고강도 운동이 반드시 모든 뇌 부위의 부피를 보존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님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특히 70대 이상의 고령층에게는 무리한 고강도 운동보다는 국가가 권장하는 수준의 규칙적인 활동이 뇌 구조 유지 측면에서 더 안전할 수 있다는 한계와 시사점을 동시에 던진다. 다만 뇌 부피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인지 기능 자체가 비례해서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정답은 '기본에 충실한 꾸준함'에 있다. 우선 매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포 운동(빠르게 걷기 등)을 실천하는 국가 신체활동 지침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격렬한 운동에 집착하기보다 옆 사람과 대화가 약간 힘들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걷는 것이 해마 부피를 지키는 데 유리하다. 또한, 평소 향기나 음식 냄새를 민감하게 맡으려는 노력을 병행하며 유산소 체력을 관리한다면 뇌의 노화 시계는 훨씬 천천히 흐를 것이다.


📖 *Long-Term Effects of a 5-Year Randomized Controlled Exercise Trial on Brain Volumes and Cognitive Function in Older Adults: A 4-Year Post-Intervention Follow-Up Study.* (무작위 대조시험(RCT))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