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과학

휠체어 레이싱의 숨겨진 임계점, 젖산 농도 4가 아닌 5.3에 정답이 있다

휠체어 레이싱의 숨겨진 임계점, 젖산 농도 4가 아닌 5.3에 정답이 있다

마라톤이나 사이클 경기 중 팔과 다리가 타는 듯한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계를 넘어서려는 찰나, 우리 몸은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급격히 지치기 시작한다. 이 고통의 경계선에서 우리 몸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기록 단축의 핵심 열쇠가 된다.

국제 학술지 '피어제이(PeerJ)'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엘리트 휠체어 레이서들의 신체 효율을 정밀 분석한 관찰연구다. 연구팀은 9명의 숙련된 T53/54 등급 휠체어 경주 선수들을 대상으로 표준 트랙에서 1,500m 시뮬레이션과 강도 높은 주행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의 핵심 지표는 최대 젖산 항정상태다. 이는 몸속에서 에너지 대사 부산물인 젖산이 생성되는 속도와 제거되는 속도가 균형을 이루는 최대 운동 강도를 뜻한다. 마치 욕조에 물을 붓는 속도와 빠지는 속도가 똑같아 물이 넘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수위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상태다.

기존 스포츠 과학계에서는 이 수치를 비장애인 기준으로 혈중 젖산 농도 4.0밀리몰로 보아왔다. 그러나 휠체어 레이서들을 직접 측정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이들의 항정상태 농도는 평균 5.3밀리몰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상식보다 훨씬 높은 젖산 수치에서도 혈중 농도가 급격히 치솟지 않고 평형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주행 속도로 보면 자신의 최대 운동 능력의 약 80.6%에 해당하는 강도에서 이 평형점이 형성되었다. 또한 선수가 스스로 느끼는 힘들기 정도인 주관적 운동 강도 지수는 평균 13으로 측정되었다. 이는 '약간 힘들다'고 느끼는 수준이지만, 생리학적으로는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쏟아부을 수 있는 최적의 지점임을 의미한다.

이번 결과는 장애인 스포츠 현장에서 비장애인의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이 훈련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상체 근육만을 사용하는 휠체어 레이싱은 하체를 쓰는 일반적인 달리기와는 대사 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9명이라는 적은 대상자 수는 향후 더 많은 선수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숙제를 남겼다.

실제 훈련에 적용하려면 단순히 숨이 찬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에 집중해야 한다. 휠체어 레이싱 선수나 상체 위주의 고강도 운동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자신의 최대 속도에서 80% 수준을 유지하며 30분 이상 주행하는 연습이 효과적이다. 별도의 장비가 없다면 '약간 힘들다'고 느껴지는 운동 강도 13을 유지하며 한계 지점에서의 감각을 익히는 것이 기록 향상의 지름길이다.


📖 *Maximal lactate steady state in T53/54 wheelchair racing.* (관찰연구)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