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포츠 선수의 숙면 비결, 취침 전 2시간의 공백과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에 있다**
새벽까지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덧 창밖이 밝아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다음 날 머리는 멍하고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승리의 짜릿함 때문에 포기하기 어려운 것이 게이머의 숙명이다. 매일 밤 달라지는 수면 패턴 속에서 어떻게 해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인 이들에게 이스포츠 선수의 수면 데이터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국제 학술지 ‘스포츠 메디슨 오픈(Sports Med Open)’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남녀 이스포츠 선수 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관찰연구다. 연구팀은 손목 착용형 활동 기록기와 수면 일기를 활용해 약 7일간 총 187회에 달하는 수면 데이터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이스포츠 선수들의 하룻밤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42분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 중 개인의 고유한 특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80%는 매일 밤 변하는 수면 습관에 의해 결정되었다. 즉, 타고난 체질보다 '어젯밤에 어떻게 잤느냐'가 다음 날의 컨디션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특히 게임을 종료하는 시점이 수면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잠들기 1~2시간 전까지 게임을 한 경우, 게임을 전혀 하지 않은 날에 비해 주관적인 수면의 질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는 뇌가 게임의 시각적 자극과 긴장감에서 벗어나 휴식 모드로 전환되는 데 최소 2시간 이상의 여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수면 시간의 절대적인 양도 무시할 수 없었다. 평소 본인의 평균 수면 시간보다 더 오래 잔 날일수록 스스로 느끼는 수면의 질이 높았다. 반면, 단순히 일찍 자거나 일찍 일어나는 등 취침·기상 시각 자체는 그날의 수면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는 무조건 일찍 자려고 애쓰는 것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이례적인 대목은 '평소 늦게 자는 습관'을 가진 선수들이 오히려 수면 만족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이스포츠 선수의 특성상 야간에 훈련이 집중되는 환경에 적응했거나, 자신의 생체 리듬(올빼미형)에 맞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억지로 아침형 인간이 되려 노력하는 것보다 수면에 유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다만, 평소 수면 위생이 불량한 선수들은 전체적인 수면의 질이 낮았다. 수면 위생이란 낮에 햇볕 쬐기, 카페인 섭취 제한, 어두운 침실 환경 조성 등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밤마다 변동성이 큰 수면 패턴을 조절하고 자신만의 규칙적인 루틴을 만드는 것이 이스포츠 선수의 경기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건강한 수면을 실천하려면 먼저 '2시간의 법칙'을 지켜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최소 2시간 전에는 모든 게임과 훈련을 멈추고 뇌를 식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때 스마트폰이나 모니터의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면 멜라토닌 분비를 도와 훨씬 수월하게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적정 수면 시간을 파악하고 이를 사수해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평균 6시간 42분은 일반적인 권장 시간보다 다소 짧은 편이다. 집중력이 생명인 게이머라면 최소 7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훈련 스케줄을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Sleep Behaviour and Subjective Sleep Quality in Esports Athletes: A Multilevel Analysis of Night-to-Night Variability.* (관찰연구)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