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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로 흐려진 기억력, 비트 속 '질산염'이 입속 세균 잡아 되살린다**

**알코올로 흐려진 기억력, 비트 속 '질산염'이 입속 세균 잡아 되살린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유독 머리가 멍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어 알코올 의존 단계에 접어들면 뇌의 인지 기능은 급격히 저하되고, 일상적인 기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힘겨운 숙제가 된다. 손상된 뇌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단순히 술을 끊는 것 외에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더 적극적인 방법은 없을까.

국제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그 해답의 실마리를 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 속 성분에서 찾았다. 연구진은 70명의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14일간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정확한 발병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미생물이 전혀 없는 무균 생쥐를 활용한 동물 실험을 병행했다.

연구 결과, 2주 동안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 주스를 마신 환자들은 가짜 주스를 마신 집단보다 공간 기억력 검사 점수가 평균 9.784점이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질산염이 단순히 혈류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뇌의 인지 기능을 직접적으로 보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복잡한 위치를 기억하고 찾아내는 능력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입속 미생물'에 있었다. 알코올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입안에 살아야 할 나쁜 세균들이 장까지 내려가 자리를 잡게 된다. 연구진은 '클렙시엘라'라는 유해균이 입에서 장으로 넘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이것이 결국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질산염은 이 나쁜 세균의 이동을 막는 방패 역할을 수행했다.

마치 오염된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지 않도록 상류에서 정화 작업을 하는 것과 같다. 질산염을 섭취하면 입속 미생물 생태계가 건강하게 바뀌면서 장벽이 튼튼해지고, 결과적으로 전신 염증 반응이 줄어들며 뇌의 인지 회로가 정상화되는 원리다. 질산염이 장과 뇌를 잇는 통로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장내 미생물에만 집중했던 인지 기능 개선 연구의 지평을 구강 미생물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유해균의 이동 경로와 인과 관계를 밝히는 과정에서 동물 실험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므로, 실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임상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더 대규모의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뇌 건강을 지키고 싶은 독자라면 오늘부터 식단에 질산염이 풍부한 채소를 추가해보길 권한다. 비트, 시금치, 루콜라 같은 채소를 하루 한 번 식탁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연구에서 효과를 확인한 기간이 14일이었던 만큼, 최소 2주 이상 꾸준히 섭취하며 입안과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평소 음주가 잦은 편이라면 구강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쓰면서 이러한 채소 섭취를 병행하는 것이 뇌 기능을 보호하는 영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비트 주스 한 잔이 단순한 음료를 넘어, 술에 지친 당신의 기억력을 깨우는 천연 영양제가 되어줄 것이다.


📖 *The Cognitive benefits of nitrate in patients with alcohol use disorder: unraveling the oral microbiome ectopic colonization pathway.* (동물실험)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스포츠과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